“내 아이가 놀고 싶은 것 이 악물고 참아가며 아등바등해서 명문대를 들어가고, 또 좋은 직장을 들어가기 위해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 그렇게 안간힘을 써서 소위 말하는 ‘신의 직장’에 들어갔다고 한들 종국엔 저처럼 사직서나 품고 살아가는 불안과 불만만 가득한, 고작 저만큼의 그저 그런 어른으로, 직장인으로 살까봐 그게 무서워요. 결국 끊임없는 경쟁이 이어지는 사회 속에서 과연 내 아이라고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사회구조 자체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죠.”(정다영·35·여, 회계사)

“각종 맘카페에서 맞벌이 하는 엄마들을 (엄마모임에서) 소외시킨다는 이야기 들으면 엄마들끼리의 네트워크에서 소외돼 자칫 아이가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애 키우는 게 왜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이 되어야 할까요.”(허지영·36·여, 대기업 근무)

“양육의 1차적인 책임자가 엄마고, 아빠는 조력자로서 그저 거들 뿐이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도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똑같이 승진하고,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히 같이 갖고 있는데, 왜 여성이 더 많은 부담을 지고 희생하는 것을 여전히 당연시 하는 문화가 강한지 모르겠습니다. 모성애 때문이라는데, 그런 모성애 신화도 거부감만 일으킵니다.”(이세정·33·여, 직장인)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과 함께 발간한 ‘2018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 19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포르투갈, 몰도바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니 각 지자체에서는 너도 나도 출산장려금을 올리고, 양육 수당을 올리는 등 대책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여성들이 양육비를 비롯한 각종 돈 문제 때문에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기자가 출산의지가 없다고 밝힌 10명의 20~40대 미혼·기혼 여성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출산 기피’ 요인에 경제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이들은 경쟁주의적인 사회분위기 자체에 생명이 태어나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 직장과 집에서 완벽하게 제 몫의 역할을 하며 슈퍼맘이 되길 바라는 주변의 기대감, 사회가 만들어 놓은 비현실적인 엄마 상에 대한 편견, 양육에 대한 두려움 등을 출산을 하고 싶지 않은 대표적인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강은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영유아 부모 1000명에게 물어본 ‘생애주기별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녀 출산 시 자녀 양육에 대한 두려움(34.5%)이 경제적 문제에 대한 걱정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트레스 내용에 따라 어려움을 어디에서 해소하는지에 대해선, ‘배우자와 친인척’이 30%로 나왔고, 도움 받은 이가 아예 ‘없다’는 응답도 25% 정도를 차지했다. 의료기관이나 지역 센터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또 지자체에서 양육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이미 시행 중이지만 ‘자녀 양육 시 관련 서비스 이용 현황’ 결과에 따르면, 거주지역의 양육지원 기관이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 61.8%로 조사됐다. 건강가정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보건의료기관 등의 인지도나 이용 경험도 2명 중 1명이 알고 이용하는 등 이용률이 떨어졌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이 정책 저 정책 일단 다 동원해 보자는 식의 각 지자체와 정부를 보면 조바심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원인을 직시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인터뷰에 응한 미혼·기혼 여성 인터뷰이들은 회사에서 탄력근무제, 유연근무제를 확대 적용하는 것은 물론, 성과를 측정하는고 승진 기준을 정하는 것에 대한 방식 자체의 혁명이 필요가 있다는 제안들도 제시했다. 명시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있는 여사원들에 적용되는 유리천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출산기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허지영(36·여)씨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회사에 오래 남아서 일하는 사람, 회식 등 갖가지 사내모임 참여율이 높은 사람들을 두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평가하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일하는 시간과 방식보다 일의 핵심 성과와 개인의 자율성을 우선시 하는 직장 문화를 바꾸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직장 근처에 믿을 수 있는 국공립 보육 시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쏟아져 나왔다.실제로 현재 수적으로는 국·공립 유치원이 사립유치원보다 많지만 아이들 취원율은 사립유치원이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유치원 9029개 중 국·공립은 4747개(52.6%), 사립은 4282개(47.4%)다. 유치원 수만 보면 국·공립이 절반 이상이지만 실제 원아 수용률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국·공립 유치원은 기존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남는 공간을 활용해 소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유치원 수는 많아도 수용률이 낮은 것이다.석모(34·여)씨는 “모든 직장에 유치원이 있거나 아니면, 아이가 아플 때 당장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유치원이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정말 믿고 아이를 맡길만한 국공립 유치원이라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세계일보 김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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